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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세대가 본 곡성 (불안과 집단심리)

by edan917 2025. 5. 6.

2030세대가 본 곡성 (불안과 집단심리)

[디스크립션]

 

영화 <곡성>은 단순한 공포 영화가 아닌,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2030세대가 겪는 불안, 집단심리, 그리고 정체성 혼란을 상징적으로 담아낸 작품이다. 이 글에서는 특히 2030세대 관객들이 곡성을 어떤 시각으로 받아들이는지, 그들이 느끼는 사회적 불안과 심리적 요인을 중심으로 영화 속 장면들을 분석해본다.


[불안한 시대를 살아가는 2030세대]

<곡성>은 전통적 공포 요소를 넘어서서 사회적인 ‘불안’이라는 주제를 중심에 두고 있다. 특히 2030세대는 불확실한 미래, 경제적 불안, 사회 구조적 억압 등에 노출되어 있어, 이 영화에서 느끼는 공포가 단순히 초자연적 존재 때문이 아니라 현실적 삶에서의 무기력감과 맞닿아 있다.
영화 속 마을 사람들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외부인에게 불안을 느끼며 점점 집단적으로 이성을 잃어간다. 이는 SNS나 커뮤니티에서 쉽게 휘둘리는 현대인의 집단 심리와 유사한 면모를 보인다. 특히 2030세대는 디지털 네이티브이면서도 정보 과잉 속에서 끊임없이 판단을 요구받고 있으며, 그 불안감이 곡성의 인물들과 감정적으로 맞닿아 있다.
주인공 종구 역시 처음에는 상황을 믿지 않으려 하지만, 점점 불안이 극에 달하면서 비이성적인 선택을 한다. 이러한 흐름은 오늘날 젊은 세대가 겪는 혼란과 매우 닮아있다. 현실에서도 경제위기, 취업난, 인간관계 문제 등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거나 음모론에 빠지는 사례가 많은데, 영화는 그 심리를 극적으로 시각화한다.
결국 <곡성>은 초자연적 공포를 담고 있지만, 그 속엔 사회구조에 눌려 사는 2030세대의 심리적 풍경이 깊게 스며들어 있다.


[집단심리에 휘둘리는 인간의 모습]

영화 속 마을 사람들의 반응은 전형적인 집단심리의 진행 과정을 보여준다. 처음엔 소문 수준의 정보로 시작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의 '사실'로 굳어지고, 그것이 공포와 분노를 부추기며 폭력적 선택을 낳는다.
2030세대는 인터넷과 커뮤니티 문화에 익숙한 세대이며, 다양한 사건과 루머에 집단적으로 반응하는 데에 익숙하다. 곡성은 이와 같은 심리 구조를 영화적으로 압축하여 보여준다. 종구를 비롯한 마을 사람들은 점차 이성을 잃고, 외부인에게 책임을 돌리며 폭력적으로 변해간다.
특히 영화 후반부 무속신이 벌이는 굿 장면은, 논리보다는 감정에 휘둘리는 대중의 모습을 강렬하게 표현한다. 이 장면은 SNS에서 벌어지는 ‘마녀사냥’과도 유사하며, 판단과 검증 없이 감정만으로 반응하는 인간 군상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준다.
2030세대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항상 판단을 요구받고, 때로는 다수의 목소리에 휘둘릴 수밖에 없는 구조 속에 살고 있다. 곡성은 바로 이러한 인간 내면의 취약성과 무비판적 집단심리를 날카롭게 꼬집는다. 마치 하나의 사회 실험처럼 전개되는 이 이야기는, 지금 우리 사회의 축소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믿음과 의심 사이의 혼란]

<곡성>에서 가장 중요한 테마 중 하나는 ‘믿음’이다. 무엇을 믿고 무엇을 의심해야 하는가 하는 질문은 종구뿐 아니라 관객인 우리에게도 던져진다. 2030세대는 전통적인 권위와 종교, 제도적 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낮은 세대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 속에서 끊임없이 뒤바뀌는 진실과 허구는 이들에게 더욱 혼란스럽게 다가온다.
영화는 일본인, 무속신, 목사, 외지인 등 다양한 인물과 상징들을 통해 ‘누가 진짜인가’를 물으며 끊임없이 관객의 입장을 흔든다. 이는 2030세대가 살아가는 현실과도 닮았다. 진실처럼 보였던 정보가 조작되었거나, 믿고 따랐던 시스템이 무너지는 경험을 반복하면서 이들은 점점 ‘무엇도 완전히 믿지 못하는 상태’에 놓이게 된다.
곡성은 이 믿음의 공허함을 정면으로 다룬다. 종구는 딸을 구하기 위해 목사와 무속신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하며 갈팡질팡하는데, 이 모습은 정보 과잉 사회에서 갈피를 못 잡는 현대인의 자화상처럼 느껴진다.
결국, 영화는 누가 진짜 악인지 명확히 밝히지 않은 채 끝난다. 이는 불안정한 진실을 살아가는 2030세대에게 ‘정답은 없다’는 메시지를 던지며, 스스로 판단하고 책임져야 하는 시대의 무게를 말없이 전하고 있다.


[결론: 곡성은 공포 그 이상의 거울]

<곡성>은 단순한 공포영화를 넘어서서 2030세대의 심리, 사회 구조, 집단심리, 그리고 혼란스러운 믿음 체계까지 건드리는 문제작이다. 이 영화를 통해 우리는 현실 속 불안과 혼란, 그리고 인간의 약함을 마주하게 된다. 곡성은 단지 귀신 이야기나 미스터리의 퍼즐이 아닌, 오늘을 사는 우리 자신의 모습을

투영한 현대의 거울이다.